YTN 보도국장이 "요즘 좀 무섭다"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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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민원사주 의혹, 냉정하게 보도하려 노력…후속보도 이어가겠다”
박성중 의원 YTN 비판에 “정당성 갖추기 어려워…문제 없을 것으로 판단”
유투권 YTN 보도국장이 지난달 25일 열린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꾸준한 보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유 보도국장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강성희 진보당 의원 퇴장 사건에 대해 "YTN이 편파보도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당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현식 시청자위원(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위원)은 회의에서 YTN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관련된 보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파행 운영 중이다.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이 민원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방통심의위 사무실과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김유진·옥시찬 등 야권 추천 위원들은 해촉됐지만 민원사주 의혹 당사자인 류 위원장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YTN 사진=미디어오늘.
김현식 위원은 "도둑을 신고했더니 신고자를 조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YTN은 민원 사주 의혹 과정 전반을 꾸준히 다뤘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된 부패 신고서에 익명 제보자 법률대리인 인터뷰를 통해 민원 사주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은 "류희림 위원장의 방심위 파행 운영은 앞으로도 지속될 거라고 예상한다. YTN이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방송계, 법조계, 시민사회 단체 등 다양한 입장을 전하면서 핵심 쟁점을 심층취재 해주시길 부탁한다"며 "파국으로 치닫는 방심위 관련 보도에 더 냉정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투권 보도국장은 "민원 사주 의혹은 이해당사자인 측면이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언론 자유나 권익 측면에서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해충돌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냉정하게 보도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와중이다. 수사 결과 지켜보면서 평가해준 것처럼 꾸준하게 그리고 주문한 것처럼 냉정하고 날카롭게 이 사안을 계속 지켜보면서 후속보도를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김현식 위원은 YTN이 박성중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박보도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강 의원은 지난달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던 중 강제 퇴장당했다. 박 의원은 YTN이 강 의원을 피해자로 둔갑시켰다면서 "대통령실의 입장을 제외시킨 채 강 의원 입장, 민주당 입장 한쪽 입장만 부각시키는 것이 지금의 방송 실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YTN은 메인뉴스에서 대통령실 입장을 담았다.

김 위원은 "일각에서는 이런 것(박성중 의원의 발언)들이 보도 위축 효과나 언론 길들이기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한다"며 "YTN은 별도 리포트를 하지 않았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건가, 아니면 특별한 보도준칙이 있는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투권 보도국장은 "검토해 본 결과 (박 의원 주장은) 정당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절차에 따라 잘 대응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투권 보도국장은 "요즘은 좀 무섭다. YTN이 2분14초 리포트를 했는데 정부 입장이 32초 나갔다고 이걸 다 체크한다"고 했다. 박성중 의원의 발언이 실제 위축 효과로 이어진 것이다. 유 보도국장은 "(박 의원 주장이) 당론으로 정해진 사안도 아니었고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비중을 둬서 처리할 필요가 없다고 당시에는 판단했다"고 했다.

이에 윤영미 부위원장(소비자와함께 공동대표)은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는 걸 일일이 보도하면 더 그냥 신나서 더 쓸데없는 소리 하니까 무시하는 게 맞다"고 했다.

한편 우장균 YTN 대표이사는 유진그룹의 YTN 지분 매각에 대해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청자위원회 회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진그룹의 YTN 지분 매각을 승인하기 전 진행됐다. 방통위는 7일 YTN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우장균 대표이사는 "2인 체제에서도 총선 전에 거버넌스 변경과 관련해 결정할 수도 있는 경우의 수를 대비해 대책을 대비하고 있다"며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한민국 언론 발전과 YTN의 지속적인 발전에 마지막까지 도움이 되는 사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