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 '눈 중풍'에 실명까지…현대인 이 질환 급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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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하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사진=MBN '겉과 속이 다른 해석남녀'

"한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니까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정밀검사를 하니 오른쪽 망막혈관폐쇄라고 하더라. 수민이가(딸) 많이 울었다."

코미디언 이용식은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실명 사실을 담담히 털어놨다. 그가 겪은 '망막혈관폐쇄'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중풍)에 빗대 '눈 중풍'으로도 불린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병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7만명이 넘는 환자가 이로 인해 병원을 찾을 정도로 드물지 않은 병이다. 특히 50대부터 환자가 급증해 중년 이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의 혈관이 막히면서 시력 저하를 비롯해 심한 경우 실명을 초래하는 눈 질환이다. 망막의 어떤 혈관이 막히느냐에 따라 크게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구분된다. 모두 시력이 떨어지지만, 특히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한정우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혈관폐쇄의 합병증으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의 부종이 발생하거나 눈 안쪽 공간인 유리체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혈관이 폐쇄되면 눈에 산소 공급이 잘 안돼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데 이에 따라 안압이 크게 높아지는 '신생혈관 녹내장'도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망막혈관폐쇄는 뇌졸중처럼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가 고위험군이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만성질환이 늘면서 덩달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6만311명에서 2022년 7만6500여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눈 질환이지만 망막혈관폐쇄가 다른 혈관 질환의 '신호'가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급성 망막동맥폐쇄로 내원한 환자 151명 가운데 16명(11%)이 이전에 뇌졸중과 일시적 허혈 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 동맥이 폐쇄된 지 1년 이내에 약 10%의 환자에서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발생했는데, 이중 절반가량은 눈 문제를 경험한 지 1개월 이내에 뇌 문제가 발생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한정우 교수가 눈 질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순천향대부천병원

한 교수는 "혈전(피떡)으로 인한 혈관 폐쇄는 눈뿐만이 아니라 뇌·심장과 같은 다른 장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망막동맥폐쇄 환자는 심장내과나 신경과 진료를 통해 심장·뇌혈관 건강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쉽게도 동맥 폐쇄가 발생한 경우에는 아직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맥 폐쇄로 황반부종이 발생한 경우는 유리체강내 항체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 레이저치료 등이 도움 될 수 있다. 한 교수는 "망막혈관 폐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음주, 흡연,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며 "호르몬 약(피임약 등)이나 이뇨제 복용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는 만큼 꼭 복용해야 하는 환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눈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