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폭격은 성동격서였다...이스라엘, 인질 2명 구출 ‘라파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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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작전 감추려고, 공군기로 인근 하마스 부대 수십 차례 폭격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12일 오전 “매우 복잡한 작전 끝에, 니르 이츠하크에서 하마스 테러범들에게 납치됐던 두 남성을 성공적으로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인질 2명이 억류된 장소는 가자 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검문소가 있는 라파 시의 중심부 한 아파트 건물이었다. 가자 지구에서도 최남단이다. 이곳의 한 건물에 이스라엘 남부 니르 이츠하크에서 작년 10월7일 무장테러집단 하마스에 의해 끌려간 페르난도 마르만(61)와 루이스 하르(71)가 붙잡혀 있다는 매우 믿을 만한 정보가 얼마 전에 입수됐다고 한다. 두 사람은 처남과 매형 관계다.

12일 이스라엘 경찰특공대의 구출작전으로 구조된 이스라엘인 인질 2명/MAARIV

그러나 이 라파 시내 중심부는 아직 이스라엘군이 진입한 적이 없는 곳이었다. 또 라파에는 현재 가자 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을 피해 온 팔레스타인 난민 150여만 명이 살고 있다. 라파는 가자 지구에서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작전’을 하지 않은 유일한 곳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조만간 이곳에도 이스라엘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가리 IDF 대변인은 “우리는 이 작전을 상당 기간 준비했고, 필요한 준비를 끝내고 실행에 유리한 조건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차례 막바지 순간에 구출 작전이 취소됐다.

그리고 12일 0시를 조금 넘겨서, 최종 승인이 떨어졌다. 2층 아파트의 인질이 위치한 방과, 그들을 지키는 하마스 대원의 위치도 파악됐다. 신속하게 움직여서,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인질을 죽이기 전에 먼저 구출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본격적인 구출작전에 앞서, 오전1시부터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은 하마스의 샤부라 대대가 있는 인근 지역을 수십 차례 공습했다. 이날밤 작전의 진짜 목적을 숨기는, 말 그대로 성동격서(聲東擊西) 작전이었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이 12일 한밤 중 이스라엘인 인질 두 명에 대한 구출작전 직전에, 이를 숨기려고 같은 라파 시의 다른 곳을 수십 차례 집중 폭격한 현장. 하마스는 이 공습에서 약 1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숨졌다고 발표했다./AFP 연합뉴스

그리고 대테러 경찰특공대인 야만(Yaman) 포스와 첩보기관 신베트, 이스라엘군의 합동작전이 현지 시간 오전1시49분(한국시간 오전8시49분)에 시작됐다. 건물에 은밀하게 침투한 경찰특공대는 하마스 대원 3명을 제압하고, 경찰특공대원들의 몸으로 인질 2명을 보호하며 건물 탈출에 나섰다. 그러나 주변 건물에서 하마스 대원들의 총탄이 빗발치면서, 특공대원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고 한다.

오전1시50분,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에서 발진한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지원 사격을 하면서 인근 건물의 테러범들을 제압했다.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와 제7기갑여단이 구출대원들을 엄호했다.

이날 새벽에 구출된 두 사람은 작전 시작 한 시간 뒤에는 이스라엘군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 남부의 셰바 메디컬 센터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곳에서 작년 11월말 인질ㆍ포로 교환에 따라 먼저 풀려났던 루이스 하르의 아내 클라라, 클라라의 여동생 가브리엘라, 가브리엘라의 딸 17세 미아 라임베르그 등 가족 3명과 만났다. 가족과 병원 측은 풀려난 남성 인질 2명이 외견 상으로는 양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작전에서 이스라엘 측은 1명이 경상을 입었을 뿐, 전사자는 없었다. 이스라엘 측은 “작전 중에 대략 100명의 하마스 테러범 제거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작년 10월 30일 이스라엘 여군 오리 메기디시(18)을 구출한 것에 이어, 이스라엘군으로서도 두번째 성공한 것이었다. 작년 12월 8일 이스라엘군은 남성 인질(25)을 구출하려고 했으나, 인질은 작전 중에 살해됐다.

이날 상황실에선 밤새도록 보안국장, IDF 참모장, 경찰청장, 군 정보기관 수장, 공군 참모장 외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합류해 작전 전개 과정을 지켜봤다고,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하가리 IDF 대변인은 “성공적인 구출 작전으로 기쁜 이 아침에도, 아직 가자에 134명의 인질이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질 여러분이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당신들을 반드시 집에 돌아오게 하리라는 것을 알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떠한 기회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7일 가자의 테러집단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은 245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11월 말에 풀려난 105명을 빼면 140명 가량 남았는데, 일부는 이미 사망했다. 가자 지구로 진격한 이스라엘군은 11명의 인질 시신을 발견했고, 인질 3명은 이스라엘군 오인(誤認)사격에 숨졌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의 팔레스타인인은 지금까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2만8000여 명에 달한다고, 하마스 측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여기에 수천 명의 하마스 대원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하마스 측은 이를 구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