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사들 단체행동 명분 없어…의대 증원,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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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행의 타이밍 여러번 놓쳐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심각

정부, 최대한 준비하고 의사들과 대화·설득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면서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그동안 의료계 집단행동의 파급력을 키우는 역할을 했던 주요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라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직접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다. 의대 정원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의사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놓쳤고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 인력 부족은)이미 여러 가지 많은 징후가 있었다. 응급실 뺑뺑이라든지 소아과 오픈런 등은 누구나 아이 가진 사람으로서는 경험했을 정도로 당면한 문제"라며 "또 얼마 전에 우리나라 최대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뇌 수술을 받지 못해서 전원 된 병원에서 결국 사망한 일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걸 계기로 필수 의료분야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논의는 정권 차원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들로서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는 10배 늘었는데 의사 수는 3배 늘었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의약분업 실시로 2006년부터 오히려 의대 정원이 350명 줄어들었다"라며 "(의약분업 이후)지난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늘어날 의사 정원이 오히려 6500명 줄어들었다. 이런 부분은 근본적인 개선 없이 시스템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정부 생각은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게 우리가 가진 의료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히 자제돼야 한다"라며 "정부는 최대한 준비하고, 의사들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6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고 2035년까지 의사 인력을 1만 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17일에는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후 9시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