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순차입금 줄이기' 전략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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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본사.(사진=CJ ENM)
CJ ENM이 '순차입금 축소'를 2024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꼽은 가운데 재무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차입금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차입금이란 일정 기간 내에 빌린 원금과 원금에 대한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채권 및 채무 계약에 따라 조달된 자금이다. 즉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해당 기업이 보유한 현금 및 예금을 제외한 차입금을 의미한다. 

차입금의 규모가 크다고 해도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충분하다면 상환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덜하다. 때문에 단순히 차입금이 많다고 해서 기업의 재정상태가 나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해당 대출을 즉시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차입금이 기업의 재무건정성을 따지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는 이유다. 

순차입금이 회사의 자본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순차입금 비율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순차입금 비율은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하지만 CJ ENM의 최근 1년간 순차입금 비율은 2022년 4분기 48.8%에서 2023년 3분기 61.1%까지 치솟으며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났다.

 
이는 CJ ENM이 2022년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을 인수하며 차입금이 유입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순차입금 비율을 줄이기 위해 우선 비영업자산을 매각하며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비영업자산이란 영업에 투입되지 않는 자산으로 일반적으로 타법인의 주식이나 금융상품, 부동산 등이 해당된다. CJ ENM은 2023년에 보유하고 있었던 삼성생명·LG헬로비전·빌리프랩의 지분 전량을 팔았다. 그 결과 4분기 순차입금 비율은 48.2%로 감소했다. CJ ENM의 2023년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2조원이다. 2022년말 대비 1100억원 줄었다. 2023년말 부채비율은 전년과 유사한 약 139%다. 

투자유치도 이어졌다. 피프스시즌은 2023년 12월 일본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Toho, 東宝)로부터 2억2500만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토호는 피프스시즌의 지분 25%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CJ ENM은 2024년에도 비영업자산을 매각하며 현금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CJ ENM의 2023년 3분기말 기준 타법인에 대해 출자한 현황을 보면 총 장부가액은 3조6777억원이다. 그중 스튜디오드래곤·CJ라이브시티·넷마블 등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 관계사에 대한 투자를 제외한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주요 기업의 주식은 △네이버(1055억원) △KT스튜디오지니(1000억원) △머스트잇(199억원) 등이다. 

 
이미지=티빙 홈페이지.
CJ ENM은 비영업자산 매각뿐만 아니라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 영업이익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회사의 핵심 사업인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티빙은 2023년 12월1일 유료 구독 가격을 인상했지만 가입자 증가 추세는 이어져 400만명을 돌파했다.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활약이 티빙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티빙은 오는 3월부터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AVOD)를 도입하며 광고 매출의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CJ ENM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티빙의 가입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CJ ENM은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연평균 400억원 중반대의 중계권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중계권료를 포함해도 올해 연간 전체 콘텐츠 제작비(8500억원) 규모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