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전체가 얼음 뒤덮이는 '눈덩이 지구', 소행성 충돌이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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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지구였을 때의 지구 모습을 표현한 상상도. 푸른 지구가 아닌 ‘하얀 지구’의 모습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지구의 기온이 크게 떨어진 시점에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면 ‘눈덩이 지구’를 촉발했을 수 있다는 연구 모델이 제시됐다. 눈덩이 지구는 빙하기보다 추워 지구 전체가 눈덩이처럼 보이게 되는 시점을 칭한다.

지구는 여러 차례의 빙하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도 지역을 포함한 지구 전체가 완전히 얼음으로 뒤덮인 상태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눈덩이 지구’로 부른다. 7억2000만년 전에서 6억3500만년 전 적도까지 얼어붙는 눈덩이 지구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예일대와 시카고대, 오스트리아 빈대 공동연구팀이 눈덩이 지구는 빙하기 및 소행성 충돌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빙하시대처럼 지구의 기후가 매우 낮은 상태에 이르렀을 때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면 눈덩이 지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6600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소행성이 떨어져 발생한 '칙술루브 충돌구'는 지구의 극심한 냉각 및 백악기 말 대멸종 사건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당시 소행성 충돌이 눈덩이 지구를 만들었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어느 시점에 눈덩이 지구가 탄생하는지 예측하기 위해 지구 기후 시뮬레이션인 ‘CESM’을 이용했다. 4가지 기후가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칙술루브 사건처럼 소행성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을 재현했다. 4가지 기후는 산업화 이전인 ‘1850년 이전’, 마지막 최대 빙하기인 ‘약 2만년 전’, 백악기, 신원생대 기후로 설정했다.

각 기후별로 소행성 충돌이 일어날 때 나타나는 태양복사량의 변화를 모델링한 결과 마지막 최대 빙하기와 신원생대에서 눈덩이 지구가 촉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를 보인 산업화 이전과 백악기에는 눈덩이 지구가 발생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칙술루브 충돌구가 발생한 시점은 백악기이기 때문에 눈덩이 지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구가 눈덩이 지구처럼 극단적인 냉각기에 이르려면 지구의 기온이 기본적으로 낮은 상태여야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오늘날 지구는 지구 온난화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덩이 지구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한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