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무산 막겠다"는 정부…의료계 "정부 조치 지나쳐 투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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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이후 갈등 극에 달할 전망
9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 주재로 서울과 세종을 연결한 의료계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 복지부 제공.
설 연휴에도 의사 집단행동 대응책 마련에 나선 정부는 앞선 그 어떤 정부보다 의대 증원 확대 의지가 확고하다. 하지만 전공의 등 의사단체는 여전히 투쟁 의지를 다지며 이번 주 중 집단행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인 9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4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정부는 “정부의 정책 관련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며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제동을 거는 주장이나 행동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앞선 7일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는 행안부, 법무부, 국방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범부처가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는 ‘의료법’, ‘전문의 수련규정’에 의거해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제출 시 이를 수리하지 않도록 하는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업무개시명령’도 내렸다.

법무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 개시를 거부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또한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불법행위는 수사에 착수하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단체·인사는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된다. 정부는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위반 교사·방조죄’ 등을 적용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파업 돌입 시 곧바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전공의 연락처 수집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을 막기 위해 의협 등 의사단체 해산을 고려하는 강경책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집단행동 전운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의사 수 증가가 의대 교육, 건강보험 재정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 의료계는 집단행동 시기를 조율 중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체공휴일인 12일 온라인 임시총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020년 전공의 집단행동은 의대 증원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학병원 교수 등 의료계 인사들은 SNS를 통해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공의 연락처 확보 및 단체행동 금지 명령 등은 지나친 조치라는 의견부터 의협을 ‘식물협회’로 칭하며 비판하는 목소리, 정부의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의 구체성 부족을 비판하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19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증원한다는 방침이다. 의대 입학 정원은 1998년 제주대 의대 신설과 함께 증가했고 이후 의약분업 사태로 2006년까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늘게 되면 실질적으로 27년만에 증원이 이뤄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