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물질이 꽃향기 분해…곤충, 꽃 못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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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
오염물질이 꽃 향기를 분해해 곤충의 후각을 교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netlanda/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환경오염이 후각에 의존하는 곤충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생태계와 농업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제프 리펠 미국 워싱턴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오염물질이 꽃향기를 분해해 곤충들의 후각에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벌이나 나비 등의 곤충들은 꽃에서 꿀을 찾는다. 이 때 꽃 수술의 화분을 암술머리로 옮기는 수분 활동을 한다. 곤충들이 꽃을 찾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꽃의 향기’ 덕분이다.

연구팀은 환경 오염물질 ‘질산염 라디칼’이 꽃향기를 분해해 곤충들의 후각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선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질산염 라디칼이 식물의 향기에 포함된 화합물인 모노테르펜을 분해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라디칼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기 쉬운 상태나 그 상태인 원자 또는 분자 물질을 뜻한다.

연구팀은 꽃의 향기가 줄어들면 곤충들의 꽃 방문 빈도가 실제로 줄어드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서 약 280km 떨어진 산쑥 지대에 있는 달맞이꽃에서의 곤충 방문을 기록했다. 연구팀이 인위적으로 꽃 향기를 차단하자 벌, 명주잠자리, 나방 등곤충들의 방문 횟수가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질산염 라디칼이 꽃향기를 실제로 줄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도시 및 인근 지역도 조사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서의 꽃 향기 이동 거리는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5배 줄어들었다는 계산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질산염 라디칼은 특히 야행성 곤충의 활동을 방해할 것으로 분석했다. 배기가스의 질소산화물이 오존과 반응해 생성되는 질산염 라디칼은 밤에 반응성이 높고 많이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 꽃이 피는 식물들의 향기에 의존해 꿀을 찾는 야행성 곤충들은 환경오염에 의해 굶주릴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후각 교란으로 곤충들이 꿀을 찾지 못해 굶주리게 되면 생태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곤충에 의존하는 식물들이 수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농작물 생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