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를 더 큰 폭탄으로 만든 정치권의 불구경 [視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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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한국경제 폭탄해체➍
부동산 PF대출의 위험요인  
PF대출 잔액 134조여원
갈수록 치솟는 PF대출 연체율
증권사 PF대출 연체율 13.9%
위기 해소할 뾰족한 방법 없어
PF는 해체하지 못할 폭탄일까
"한국 경제를 괴롭힐 약한 고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부동산 PF대출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다. PF대출 문제가 도마에 오른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우려는 더 커졌다.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PF대출 연체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흔들 만큼 파괴력을 가진 PF대출은 정녕 '해체하지 못할' 폭탄일까. 

부동산 PF대출 부실 가능성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사진=뉴시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2023년 내내 한국경제를 위협한 폭탄의 뇌관이었다. 부동산 PF대출 뇌관에 불이 붙은 건 2022년이었다. 2022년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기업 채권시장이 돈맥경화(레고랜드 사태)에 빠졌다. 

여기에 계속된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사태 등 줄줄이 터진 악재가 건설사의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쳤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고, 건설사들은 PF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 PF대출은 건설사엔 마중물 같은 존재다. 자금력이 부족한 건설사는 건물을 지을 때 PF대출을 통해 토지를 매입한다. 이를 흔히 브리지론(Bridge Loan)이라고 부르는데, 계약금 대출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그다음 본 PF를 통해 공사비와 브리지론 상환금을 마련한다. 이후 건물을 분양해서 나온 수익으로 본 PF대출을 갚는다.

PF대출 상환이 어려워졌다는 건 건설사의 돈이 말랐다는 의미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12월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이다. 부동산 PF대출 위기가 여전히 한국 경제를 위협할 폭탄이라는 얘기다. 

그럼 PF대출이 어떻길래 한국 경제의 폭탄이 된 것일까.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에 이른다. 2022년 말 130조30 00억원에서 4조원 늘어났다. 

업권별로는 은행과 보험사가 각각 44조2000억원, 4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여신전문업체(여전사) 26조원, 저축은행은 9조8000억원, 증권사 6조3000억원, 상호금융 4조7000억원 등이었다. 규모도 늘었지만, 연체율도 치솟았다.

지난해 3분기 PF대출 연체율은 2.42%를 기록했다. 2022년 말(1.19%) 대비 두배 이상 상승했다. 업권별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증권사의 PF대출 연체율은 13.9%에 달했다. 저축은행(5.6%)·여전사(4.4%)·상호금융(4.2%)은 4%를 웃돌았다. 대출 잔액이 많은 은행과 보험사의 연체율이 각각 0.0% 1.1%로 낮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시장과 정부가 PF대출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PF대출 부실이 한국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 건설사에서 터진 PF대출 '부실 뇌관'이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로 옮겨붙는 나쁜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설은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15.4%로 10%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건설경기가 얼어붙은 건 안 그래도 침체가능성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것과 같다. 금융회사의 부실 논란은 금융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 중 악재다. 

물론 정부는 PF대출 부실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신규자금 지원, 이자유예, 만기연장을 비롯한 각종 조치를 취한 데다 PF 부실채권을 대손상각하는 등 부실 가능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PF대출을 안고 있는 금융회사의 손실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며 "자산건전성 우려의 영향으로 예금이 인출될 경우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곳은 연체율이 13.9%에 달하는 증권사다. 지난해 2분기 17.8%에서 크게 둔화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PF대출이 부실해질 경우 증권사가 책임져야 하는 채무보증 규모가 여전히 20조원(지난해 3분기 21조7000억원)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증권사가 유동성과 신용 리스크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신용공여 규모는 19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91.1%에 달했다. 자본력이 비교적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PF대출 부실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PF대출 위기를 해소할 가장 좋은 해법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확률이 높진 않다. 시장을 괴롭힌 고금리 기조는 사실상 끝난건 사실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동결 방침'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금으로선 부실 가능성이 높은 PF대출을 정리하고 부실이 터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최선이란 거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PF대출 부실 가능성은 당분간 한국 경제를 괴롭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을 높여 위기가 확산하는 걸 막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PF대출 문제가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걸 이젠 막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개발 사업의 구조를 손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 시행사의 사업 규모 대비 자기자본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행사가 자기자본을 갖춘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건설사에 부담을 떠넘기는 지금의 PF대출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사업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1년 터진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도 과도한 PF대출이었다.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중을 사업 규모의 20~3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정책이나 법에 반영되지 않았고, PF대출은 더 큰 '폭탄'이 돼버렸다. 시장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PF대출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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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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